Correspondances

오래된 엽서 한 장이 작업의 출발점이었다.
엽서 앞면에 튀니지인 아이가 당나귀 위에 앉아있다. 아이는 내리쬐는 태양빛 아래에서 포즈를 취한다. 세피아 톤의 사진. 엽서의 뒷면에는 누군가에게 안부를 묻는 글, 주소를 쓸 수 있는 구획이 깨끗하게 비어 있다. 앞면과 뒷면은 엽서가 제작되고 인쇄될 당시의 기억을 시각적으로 물질적으로 보여준다.
약탈. 관광. 구경. 식민주의적 시선. 당나귀에 앉아 있는 아이의 눈길이 렌즈 위에 고정된다. 눈빛이 내리쬔다. 살아있는 두 몸이 하나를 이루고, 하나가 된 그 몸은 어딘가 있을 목적지를 향했을 것이다.

사진 속 아이와 당나귀는 연출된 걸까.

양면 인쇄, 접지, 쌍형, 재구성. 이 작업물은 규격화된 엽서의 틀을 떠나서 한 이미지를 다른 판형으로 바꿔보는 시도를 한다.
두 몸. 인간 – 동물. 두 손, 두 다리, 네 다리. 작업물은 사람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동물적 시선 등 사진에서부터 새로운 연관성을 시각적으로 제안한다.

Correspondances는 편지 교환, 일치, 대응, 환승 등을 뜻한다.



디지털 프린트, 21x29.7 cm. 2016.
[이미지 인쇄물] [백민경 개인 작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