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 les Pattes 손 대지마
2015년 5월 5일, 프랑스 신문 리베라시옹Libération의 일면을 장식한 문구 : ‘Bas les pattes’.
이 관용어적 표현을 번역하면 ‘손 대지마’, ‘손 치워’ 라는 뜻이다. 단어 pattes은 직역하면 ‘동물의 발, 다리’, Bas는 ‘내려라’는 말, 즉 ‘발을 떼라’, ‘다리 치워라’는 의미다. 그렇게 보면 어떤 짐승이 발을 내리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볼 수도 있겠다.
이 문구는 2015년 당시 남성 정치인들이 여성 기자들에게 가한 남성우월주의적 행동들을 다룬 기사를 위해 사용되었다.
« Bas les Pattes »라는 문구가 지칭하는 ‘발-다리-손’이라는 이미지 연관적 요소들에서부터 출발해 작업을 했다. 신문의 읽는 독자의 손, 신문에서 보여주는 손짓, 손버릇, 손의 기능, 손이 가지고 있는 표현력에 집중했다.
이 작업물은 모든 문자 언어를 제외한 그림만으로 구성되었다. 실제 신문 재질, 쪽 수, 기사를 동반하는 사진과 그림들의 크기 모두 동일하거나 혹은 최대한 유사하게 만들어 냈다. 다만 '읽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손’의 모습들이다.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손, 마이크를 들고 있는 기자들의 손, 정치인의 손, 무용가의 손, 광고 속 그려진 손… 모든 손들을 클로즈업 시켜 출력했다. 손이 갖는 표현들이 서로 마주하기도 하고, 병렬된다. 가끔은 손들이 숭고하게 그려지기도, 종교적인 느낌을 내비추다가도 결연한 힘을 띠기도 한다.
손과 손의 대화. 작업물을 펼쳐 들고 있는 ‘독자’의 손과 신문 속에 인쇄된 손들이 한 곳에서 만나는 사물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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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프린트, 50 x 37.5 cm
[이미지 인쇄물] [백민경 개인 작업]